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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카스백화점 충북 보은군 보은읍의 탯줄 삼년산성조선은 읍성의 나라였다. 어지간한 고을마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읍성이 있었다. 하지만 식민지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대부분 훼철되어 사라져 버렸다. 읍성은 조상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그 안에서 행정과 군사, 문화와 예술이 펼쳐졌으며 백성은 삶을 이어갔다. 지방 고유문화가 꽃을 피웠고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져 전해지고 있다. 현존하는 읍성을 찾아 우리 도시의 시원을 되짚어 보고, 각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음미해 보고자 한다. <기자말>읍성 같은 산성이다. 470년에 처음 쌓았다. 신라가 고구려의 속박과 간섭, 위협을 이겨내고 고대국가로 발돋움하려 몸부림치던 마립간 시대의 산물이다.광개토대왕 때 고구려가 충주와 단양에 이르는 한강 상류 지역을 차지했었다. 그 후 단행된 평양 천도(427년)는 대격변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국내성에 땟물처럼 덕지덕지 눌어붙은 귀족의 기득권도 문제였지만, 북쪽 북위의 거센 도발이 큰 걸림돌이었다. 또한 왜와 연합해 남쪽을 위협하는 백제도 무시하기 힘든 존재였다. 장수왕은 결국 평양을 선택한다.위급을 느낀 백제와 신라가 힘을 합한다. 공동의 이익 때문이다. 백제는 한성을 지켜내야 했고, 신라는 고구려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백제 비유왕과 신라 눌지마립간이 433년 동맹을 맺는다.장수왕이 한강 유역 공격에 나선다. 야금야금 백제 땅을 빼앗으며 남하한다. 475년 위례성을 함락시켜 개로왕을 죽이고, 결국 한성 백제에 종지부를 찍어 버린다.3국 중 가장 약소국인 신라는, 이토록 급변하는 북새통에 뭔가 비장한 대책이 필요했다. 고구려의 공격은 살을 에는 북풍한설보다 더 매서웠고, 강국이라 여겼던 백제의 속수무책이 신라에 던진 충격파는 가공할 만한 위협이었다. 자비마립간이 동해에서 소백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보루형 성곽들을 연달아 쌓는다. 신라의 북방 최전선이다. ▲ 보은(1872년지방지도_부분)보은읍 주변의 물길과 산세가 간명하게 표현된 지도다. 붉은 채색이 삼년산성이고, 연녹 채색이 보은관아와 백봉산성이다. 백봉산성은 백제 산성으로 추정한다.ⓒ 서울대학교_규장각_한국학연구원그중 하나가 보은 삼년산성이다. 이를 소지마립간이 486년 다시 고쳐 쌓으며,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천혜의 요새로 만든다. 눌지-자비-소지마립간으로 이어지는 5세기 후반의 일이다.교두보보은읍이 지척이다.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에 합류하는 4갈래 물줄충북 보은군 보은읍의 탯줄 삼년산성조선은 읍성의 나라였다. 어지간한 고을마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읍성이 있었다. 하지만 식민지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대부분 훼철되어 사라져 버렸다. 읍성은 조상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그 안에서 행정과 군사, 문화와 예술이 펼쳐졌으며 백성은 삶을 이어갔다. 지방 고유문화가 꽃을 피웠고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져 전해지고 있다. 현존하는 읍성을 찾아 우리 도시의 시원을 되짚어 보고, 각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음미해 보고자 한다. <기자말>읍성 같은 산성이다. 470년에 처음 쌓았다. 신라가 고구려의 속박과 간섭, 위협을 이겨내고 고대국가로 발돋움하려 몸부림치던 마립간 시대의 산물이다.광개토대왕 때 고구려가 충주와 단양에 이르는 한강 상류 지역을 차지했었다. 그 후 단행된 평양 천도(427년)는 대격변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국내성에 땟물처럼 덕지덕지 눌어붙은 귀족의 기득권도 문제였지만, 북쪽 북위의 거센 도발이 큰 걸림돌이었다. 또한 왜와 연합해 남쪽을 위협하는 백제도 무시하기 힘든 존재였다. 장수왕은 결국 평양을 선택한다.위급을 느낀 백제와 신라가 힘을 합한다. 공동의 이익 때문이다. 백제는 한성을 지켜내야 했고, 신라는 고구려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백제 비유왕과 신라 눌지마립간이 433년 동맹을 맺는다.장수왕이 한강 유역 공격에 나선다. 야금야금 백제 땅을 빼앗으며 남하한다. 475년 위례성을 함락시켜 개로왕을 죽이고, 결국 한성 백제에 종지부를 찍어 버린다.3국 중 가장 약소국인 신라는, 이토록 급변하는 북새통에 뭔가 비장한 대책이 필요했다. 고구려의 공격은 살을 에는 북풍한설보다 더 매서웠고, 강국이라 여겼던 백제의 속수무책이 신라에 던진 충격파는 가공할 만한 위협이었다. 자비마립간이 동해에서 소백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보루형 성곽들을 연달아 쌓는다. 신라의 북방 최전선이다. ▲ 보은(1872년지방지도_부분)보은읍 주변의 물길과 산세가 간명하게 표현된 지도다. 붉은 채색이 삼년산성이고, 연녹 채색이 보은관아와 백봉산성이다. 백봉산성은 백제 산성으로 추정한다.ⓒ 서울대학교_규장각_한국학연구원그중 하나가 보은 삼년산성이다. 이를 소지마립간이 486년 다시 고쳐 쌓으며,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천혜의 요새로 만든다. 눌지-자비-소지마립간으로 이어지는 5세기 후반의 일이다 캉카스백화점